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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패션

무쌍 지성피부의 화장품 일지

ㅊㅈㅇ 2019. 8. 27. 11:30

대학생 때부터 화장을 잘 하는 친구들과는 달리, 외모 꾸미기에 큰 관심이 없었다. 좋다는 거 그냥 브랜드 이름 믿고 이것저것 사보기도 했지만, 잘 맞지도 않고, 또 유통기한도 1~2년이다보니 금새 또 버려야하는 상황도 많이 생겨서 아깝다보니 더 안사게 되고 그랬다. 이제 30대 중반이 되고, 사람들 앞에서 강의할 일도 생기고, 중요한 미팅도 있고, 결혼식과 같이 어느 정도 격식을 차려야하는 자리에 가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고, 경험을 통해 쌓은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나름의 정착을 하게 되었다. 한때는 외국에 갈 일이 생길 때마다 명품 브랜드로 알려진 화장품들을 면세점에서 사서 쓰기도 했으나, 이제는 국내 제품도 외국 제품 못지않게 질이 좋기 때문에 점차 국내 제품으로 바꾸어서 사용하고 있다. 대체제들이 충분히 많기도 하고 말이다. 

 

1. 스킨 & 로션

 

한율의 쌀 진액 스킨과 에멀젼을 쓰고 있다. 아리따움에서 세일할 때 혹은 쿠폰을 사용할 수 있을 때 사면, 각각 2만~3만 사이에 구매할 수 있다. 특별한 향도 없고 끈적임도 없고, 잘 흡수되는 기분이 들어서 부담없이 쓸 수 있다. 워낙에 트러블이 딱히 없는 피부라 아주 비싼 화장품을 사지 않아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한율의 이 제품을 오래동안 잘 사용하고 있다. 아모레 퍼시픽 라인이라서 무난하게 괜찮겠지 싶다. 

 

2. 비비크림 

 

원래 에스티로더, 메이크업포에버, 랑콤, 입생로랑 등에서 나오는 파운데이션을 써보기도 했지만, 너무 매트하거나 희거나 하면 과한 느낌이 나서 잘 안쓰게 된다. 그래서 파운데이션보다는 가벼운 느낌의 비비크림만 사용하고 있다. 디렉터 파이라고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서 알려주는 유투버가 있는데, 좋은 성분으로 이뤄진 착한 화장품에 관해 관심을 두게 되었고, 거기서 추천한 아이템 중 하나인 이니스프리 에코 내추럴 그린티 비비크림 1호에 정착했다. 

 

3. 파우더 

 

파우더 역시 너무 인위적인 색 표현이 되거나 텁텁해지는 느낌이 들어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 그렇지만 비비크림과 선크림을 발라서 생긴 유분감을 잡아주지 않으면 화장이 금방 무너져 내리기 때문에 가볍게라도 발라주려고 하는 편이다. 겔랑에서 나온 구슬 모양 파우더인데, 이름은 겔랑 메테오리트 컴팩트. 비교적 가벼운 느낌으로 발라지고 반짝임도 약간 추가되어 광채가 좀 난다고 할까. 하지만 실제 구슬형으로 된 것은 크기도 크고 가지고 다니기가 어려워서 프레스드 버전의 컴팩트로 쓰고 있다. 디렉터 파이의 추천에 따르면, 메이크업 포에버의 UHD 마이크로피니싱 루스 파우더가 성분이 좋다고 한다. 

 

4. 아이 섀도우

 

아무래도 쌍커플이 없다보니 눈화장을 하는 게 참 어렵다. 펄감이 너무 세면 눈이 심하게 부어보일 수 있고, 핑크나 스카이블루처럼 색감이 너무 강하게 들어가있으면 쉽게 촌스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최대한 베이지, 브라운과 같이 얼굴색 톤과 비슷한 계열로 음영만 주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러가지 색이 들어있는 아이 섀도우 팔레트들 중에서는 딱 마음에 드는 걸 찾기가 쉽지는 않다. 그나마 Lunasol 에서 나온 01번 beige beige 는 네 컬러다 상당히 유용한 편이다. 왼쪽 상단의 밝은 반짝이를 제외하면.. 

 

조금 지겨울 때는 약간 더 주황빛이 돈다고 할수 있는 바비브라운에서 나온 toast 14 와 baby peach 29 섀도우를 섞어서 사용한다. 먼저 가장 살색과 가까운 색 섀도우를 눈 두덩이에 전반적으로 바르고 눈에 가장 가까운 부분에 짙은 색을, 위로 갈수록 옅은 색을 그라데이션하듯 발라주면 그윽한 눈매를 만들 수 있다. 

 

5. 아이라이너 

 

마몽드에서 나온 롱래스팅 리퀴드 아이라이너.  홑꺼풀의 눈을 가진 사람들은 아이라인을 열심히 그린다고 하더라도 눈을 뜨면 그게 사라져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주 두껍게 그리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안하긴 애매하고, 하자니 번지기도 쉽고 해서 펜슬 대신 리퀴드 타입의 아이라이너를 사용한다. 첨에 잘 그리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서예하는 느낌으로 한번에 잘 그리다보면 나중에는 익숙해진다. 망치면 침묻혀서 면봉으로 닦고 다시 그려도 된다. 액을 많이 묻혔다면 그게 마를 때까지는 눈을 감고 조금 기다리면 좋다. 눈을 더 커보이고 또렷하게 하기 위해 마스카라도 하지만 눈에 좋지 않고 또 속눈썹은 직모라 뷰러를 해도 금방 쳐지다 보니 생략하고 있다. 

 

6. 블러셔 

 

비비크림을 바르고, 파우더를 발라놓았다보니, 아무래도 얼굴이 전반적으로 원래보다는 좀 허옇게 뜨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음영을 인위적으로 조금은 넣어줘야 더 자연스럽게 보인다. 웃으면 조금 튀어나오는 볼, 광대 부분에는 살구빛 블러셔를 살짝 얹어주고, 턱 라인부터 귀로 이어지는 얼굴 바깥쪽 라인에는 브라운 색으로 음영을 준다. 베네피트의 브라운색 블러셔 이름은 HOOLA 이고, 코랄색 블러셔 이름은 CORALISTA 이다. 하지만 디렉터파이의 리뷰를 보면 이 제품들의 성분은 그다지 착하지 않다고 한다. 다행히 내 피부는 두껍고 튼튼한 편이라 트러블이 생긴적은 없지만, 사놓은 것을 다 쓰고나면 클리니크의 치크팝으로 갈아타볼까 고민 중이다. 

 

7. 립

 

 

뭐만 마시고 먹고 하면 금방 지워지고 사라져버려서 애초에 잘 안바르기는 하지만, 다른데는 다 화장하고 입술은 아무것도 안하면 그것만큼 이상한 것도 또 없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가장 내추럴한 느낌이 나는 것들로 골라서 쓰고 있다. 가장 왼쪽은 제일 매트한 제형인 NARS 립펜슬 Dolce Vita , 가운데는 투명한 립밤이지만 입술에 남아있는 수분감에 따라 발색이 다르게 되는 Dior Lip Glow 001 Pink , 오른쪽은 말린 장미색이라고 불리는 MAC See Sheer 27 다.

 

8. 클렌징오일

 

마지막으로 클렌징 오일은 슈에무라의 갈색병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도 성분이 좋지 않다고 하고, 일제라서 대체제를 곧 찾아보려고 하고 있다. 

 

남자는 화장 하나도 안하고 잘사는데 여자한테는 화장안하고 다니면 아파보인다느니, 얼굴이 두껍다느니, 남들도 배려하라느니 그딴 농담을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사실 피부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스킨과 로션, 자외선 자단제를 잘 바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소에는 거의 화장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격식을 차려야하는 자리에 갈 때에는 예의의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꾸밈 노력을 하고 있다. 나쁜 성분이 들어있다고 꼭 나쁜 화장품은 아니다. 왜냐하면 발림성이나 반짝임을 좋게해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치만, 좋은 재료로 잘 만든 화장품을 찾아서 쓰는 것은 중요할 것 같다. 외국 제품이 아니더라도 이제 국내에도 좋은 제품이 더 많으니까 더 꼼꼼히 따져보고 찾아보아서 단순히 마케팅에만 이끌려다니는 소비자가 되지 않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