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vate dialogue

시험관아기시술 한 사이클 대략적 소개 & 비용 본문

난임&임신

시험관아기시술 한 사이클 대략적 소개 & 비용

ㅊㅈㅇ 2019. 8. 27. 12:27

난임부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무래도 초혼연령이 늦어지고, 과다한 업무 스트레스나, 좋지 않은 식습관 및 수면습관등이 이유가 되는 것 같다. 난임시술로 유명하다는 병원은 마리아, 함춘, 차병원 등. 물론 잘하는 선생님한테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이 가까운것도 중요하고, 또 선생님과 나의 궁합도 중요한 것 같다. 무조건 큰 대학병원보다는 난임전문병원이 서비스 차원에서 훨씬 뛰어나다. 아무래도 심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고통이 수반되는 일이다보니 간호사의 말 한마디, 의사의 따뜻한 눈길 한번이 환자에게는 큰 힘이 된다.

 

직장을 다니면서 병행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먼저, 병원에 가야하는 횟수가 상당히 많은 편인데다, 시간 맞춰 해야할 과제들이 많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는 것,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병원 일정도 미리미리 알 수가 없다. 대략의 스케쥴은 있지만 사람마다 상황마다 달라지기 십상이다. 배란이 될 것 같으면, 초음파를 보고 진행이 많이 되었으면, 다시 말해, 하늘이 부르면;; 달려가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략적인 사이클의 스케쥴을 아는 것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기술해놓는다. 

 

1. 2019.7.23 화_ 102,960 원

생리가 시작하고, 2-3일째 병원을 찾는다. 질 초음파를 하고 과배란을 위한 주사가 시작된다. 고날에프라는 주사를 매일 하루에 한번씩 같은 시간에 배에 셀프로 놓는다. 배의 피하지방 부분을 손으로 잡고 주사기를 90도 각도로 놓은 뒤 찔러넣고 서서히 주사약을 주사하면 된다. 냉장해야하는 약이라 차갑기 때문에 빨리 넣으면 아플 수 있어, 천천히 넣는다. 처음엔 주사바늘이 배에들어가는 걸 못보겠어서 윽 하고 찔러넣다가 90도 각도를 유지하지 못해 멍이 들거나 피가 나기도 하지만 차차 의연하게 배주사를 놓을 수 있게 된다. 

 

2. 2019.7.26 금_ 86,140원 

다시 질 초음파를 통해 난소가 몇개나 얼마나 자라나고 있는지 확인한다. 한달에 한개씩 성숙하여 배란되는 것인데, 시험관 아기는 난자를 외부로 꺼내서 정자와 수정시키고 배양해서 자궁내에 넣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한번에 여러개의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과배란을 유도하는 호르몬제를 주사로 맞게 되는 것이다. 고날에프의 용량은 증량하였고, 난자를 성숙시키는 주사와, 미리 배란이 되지 않도록 막는 주사까지 추가되어, 하루에 세 방의 셀프 주사를 배에 맞게 된다. 이때 사용되는 모든 주사는 원내 약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3. 2019.7.29 월_ 78,200원

난자가 뽀글뽀글 많이 자라났다고 판단되어, 채취일정을 7월 31일로 잡았다. 채혈을 통해 호르몬 검사를, 질 초음파를 통해 상황을 체크한다. 난자 채취 36시간 전에 정확히 시간을 맞추어 난포 터뜨리는 주사인 로레린을 마지막으로 맞게 되며, 항생제를 하루전부터 복용하게 된다. 채취시 염증이나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4. 7월 31일 수요일_ 262,400원, (남편)22,050원 - 남편이 꼭 동행해야하는 날은 이날 하루다. 

전날 밤 12시부터 물을 비롯한 모든 것의 금식을 시작하고, 난자 채취를 한다. 전신 마취를 하고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가 필수로 있어야 한다. 양측에서 성숙난자를 총 19개 채취하였다. 남편은 난자 채취 30분 후에 정액 채취를 하여 제출하고 당일에 배양실에서 수정을 시도한다. 바늘로 난포액을 빨아들이는 시술이지만, 여성의 몸에는 상당한 타격을 준다. 일단 배가 아프고, 아래에서 피가 많이 나며, 1-2시간의 안정시간을 거쳐 집에 갈때에도 계속 배가 아픈 느낌이 든다. 많은 난자가 채취되면 될 수록 주사반늘을 여러번 찔러서 상처를 낸 셈이 되니까, 그부분이 붓게 되고, 심한 경우 복수가 찬다고 한다. 그래서 이온음료를 자주 마시고 화장실에 자주 갈것을 권고한다. 또한 아랫배에 힘이 잘 안들어가서 변비가 생기고, 몸이 불편해진다. 

 

5. 8월 8일 목요일_ 19,440원, (냉동비용)403,520원, (처리비용)212,240원

담당의사를 근 1주일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몸은 좀 회복되었으나 피 검사 결과 여성호르몬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 착상 확률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이식은 한달 쉬었다가 다음에 하기로 한다. 19개의 난자 중에서 17개가 수정되었으나, 5일 배양의 시간을 거쳐 2개만이 배아가 되었다는 슬픈 소식을 듣는다. 그래서 그 두개를 냉동하고 다음 달에 해동하여 이식하기로 결정한다. 프로기노바라는 여성호르몬제를 하루 3알씩 먹기 시작하였다. 

 

6. 8월 19일 월요일_ 20,190원

질 초음파를 하고, 자궁내막이 잘 자라고 있다고 했다. 난자 채취를 하면서 착상할 때 필요한 다른 종류의 호르몬들도 같이 빨려 나가다보니까, 하루 4알씩 먹는 프로기노바라는 먹는 알약, 3일에 한번 엉덩이에 맞는 근육주사 프로게스테론 주사, 그리고 하루 3번 질에 직접 삽입하는 질정과 같은 약을 사용하여 착상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배주사는 비교적 통증도 없고, 셀프로 맞을 수 있어 번거로움이 없었지만, 엉덩이 근육주사의 경우는 셀프로 놓을 수 없기 때문에 근처의 산부인과를 찾아가서 주사의뢰서와 주사약을 제시하고 맞아야 한다. 기름기가 있는 성분의 주사이기 때문에 충분히 마사지해주지 않으면 뭉쳐서 돌처럼 된다고 해서 일명 돌주사라고 불린다. 멍이 들거나 강렬한 통증이 오래가기 때문에 남편이 마사지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7. 8월 26일 월요일_ 283,700원

배아 이식 날. 정해준 시간까지 병원으로 간다. 1시간 전에 소변을 본 뒤, 물 500 ml를 한번에 마시고 가야한다. 방광에 물이 가득차 있어야 초음파로 길이 잘 보인다고 한다. 진정제라고 하는 알약 두알을 삼퀴고 시술실로 들어간다. 질에 차가운 철기구를 넣은 뒤, 해동된 배아를 자궁 안쪽에 집어넣는 시술이라 5분 안팎으로 간단하게 끝난다. 시술이 끝나고 나면 의사 선생님이 배아의 상태와 등급을 설명해주며 초음파 사진을 준다. 안정실에서 엉덩이 부분을 30도 각도로 올린채로 1시간동안 휴식을 취한뒤, 귀가한다. 이후에는 동일하게 약을먹고, 주사를 맞고, 질정을 넣는다.

 

이렇게 한 사이클이 종료되었고, 총 비용은 1,703,060원 이다. 이건 보험에서 부담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환자가 지불해야하는 비용을 정리한 것이다. 두달 가량의 시간동안 총 7-8회 병원을 방문하게 되고, 난자 채취일과 배아 이식날에는 절대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그 이외에도 시간을 맞춰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신경쓸 일이 많다. 한 가정에서 지불하는 건강보험료가 한달에 16만 9천원 미만인 가정에 한해서는 보건소에서 50만원의 추가지원을 해준다고 하니, 해당되는 사람은 꼭 챙겨서 혜택을 받는 것이 좋다. 보험 공단에서 부과하는 부담금까지 모두 합쳐서 계산을 해보면, 시험관아기시술 한 사이클에 드는 비용은 대략 3,822,148원이다. 해외에서 시험관아기시술을 진행하는 경우와 비교해서는 매우 저렴한 편이지만, 일반적인 가정에서 감당하기는 쉽지 않는 병원비용이기도 하다.

 

사실 돈보다도 가장 힘든 것은 정신적, 육체적인 부분이다. 마치 성적표를 받는 결과를 받아들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자책하게 되고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난 최선을 다했는데, 왜 결과는 좋지 않지 원망하는 마음도 들고, 더 나아가서 다른 아기의 사진만 봐도 나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축복에 화가 나기도 한다. 거기다 몸은 붓고 아프고 너덜너덜해져서 초췌해진 내 모습을 마주하면 절망스럽기 그지 없다. 이 사이클을 몇번이고 더 해야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럭 겁이 나고 지치기도 한다. 

 

앞서 기술했다시피, 남편의 역할은 난자 채취 당일에 정액만 받아서 제출하면 되는 반면, 나머지의 모든 과정은 전부 다 여성의 몫이다. 그러다보니 아내의 멘탈을 지켜주기 위해 끝없이 희망적인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은 기본, 아내를 위한 건강식 준비, 자동차로 왔다갔다 운전해주는 일, 엉덩이 주사맞고 아픈 곳을 마사지 해주는 일 등등 남편이 몸과 마음으로 아내를 위해 헌신하고 옆에서 응원하고 지지해주지 않으면 견기디가 매우 어려운 시술이라고 생각된다. 

 

8. 9월 6일 금 

임신 여부 확인 피검사 진행. 

 

p.s. 2019년 1월 24일에 시작된 난임전문의 이재호 (일산 마리아 병원 근무) 의 유튜브 영상이 각종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바쁜 일정탓에 궁금한 것이 생겨도 다 물어보지 못하는 현실에,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엄청 고맙다. 배아의 등급을 매기는 기준은 무엇인지, 질정은 왜 넣는 것인지, 비타민 D나 엽산은 용량을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은지, 과학적 연구와 데이터에 근거해서 매우 객관적이고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한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2-LIM5Zz7_wKT4Q2Iu8GTA/about

'난임&임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신 27주의 기록  (0) 2020.02.11
모유수유  (1) 2020.02.07
임신 23주의 기록  (1) 2020.01.14
임신 17주의 기록  (0) 2019.12.09
임신 13주의 기록  (1) 2019.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