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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기생충과 아카데미 본문
어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의 기생충이 4관왕을 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백인 중심, 미국 중심의 시상식에서 아시아인으로서는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튼 다음으로 봉준호의 기생충이 작품상을 탄 것이다. 생중계를 보면서 그리고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매우 영리한 감독이라고 생각했고, 그의 재능과 성공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 건 사실이지만 마음 한구석이 영 찜찜하다.
살인의 추억, 마더, 기생충.. 모두 잘 만든 영화이고 강렬한 매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여성에 대한 폭력성이나 가난과 장애 등 약자 혐오적 표현 등은 일관된 불쾌함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영화가 정치적 올바름을 표방하는 미국의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너희는 로컬 영화제잖아"라는 인터뷰 언급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봉준호가 당당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거기다 수상 소감에서는 마틴 스콜세지나 쿠엔틴 타란티노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표하며 그들의 리그에 스스로를 편입시키는 영리한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밀리언달러베이비, 타이타닉과 같은 주류사회 누가 봐도 불편함이나 불쾌감 없이 주제 의식을 잘 전달하고, 또 감동이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더 나아가서는 인생 전반에 대한 고찰을 가능케 하는 작품이 있다. 쾌와 불쾌의 영역으로 좋은 작품과 좋지 않은 작품을 나누는 것에는 문제가 있겠으나, 봉준호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희망 처럼 그려지는 모습을 보자니 뭔가 불편하다.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아시아성, 아시아인의 스테레오타입이나 기이함 이상함 더 나아가서는 오리엔탈리즘적이라고 여겨지는 요소들을 잔뜩 집어넣은 그의 작품이 환호를 받는 모양새가 마뜩치만은 않다.
어떤 평론가는 투자자나 제작사에 휘둘리지 않고 감독이 하고싶은대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독립적인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더 좋은 영화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한국인이니까 국뽕에 젖어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며 마냥 기뻐하기에는 내가 너무 생각이 많은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