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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숱

ㅊㅈㅇ 2020. 3. 29. 10:54

가장 마지막에 머리를 다듬으러 간게 작년 12.11 이모네 집에 갔을 때였다. 가로수길에 미리 돈도 많이 내놓은 단골 미장원이 있었는데, 여차 저차 서울 가기가 좀 힘들어지면서 머리를 못하고 있었다. 원래 커트 44000 인데 55000 됐나 그래서 약간 부담스럽기도 했고.. 이모네 갔다가 이모한테 끌려서 간 이모네 집 근처 단골 미용실. 35000 인가 그랬다. 암튼 잘 잘라줘서 그럭저럭 살고 있었는데,, 코로나 터지고 정말 못가다가 어제 드디어 근 넉 달? 만에 미용실에 갔다. 남편도 서울 갈 일이 없어지고 3-4주에 한 번씩 자르다 보니까 정자역 박준인가 암튼 그냥 체인점 비싸지 않은 곳 점장한테 자르기 시작한지 몇 달 되었다. 네이버로 예약하면 할인도 되고 남자는 15000 인가고 여자는 23000인가 암튼 비싸지 않고 가깝고 해서 금요일 저녁에 둘 다 예약을 해서 갔다. 남자 미용사였고, 비교적 젊은 편이었다. 나는 원래 미용사와 많은 얘기 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처음가는 거라서 + 마스크를 하고 있으니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 분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닌것 같아 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머리숱이 많다면서 말을 꺼냈다. 

 

-머리숱이 참 많으시네요. (머리 윗 뚜껑 부분 일부 만을 잡으며) 보통 이정도가 일반 사람 전체 머리 양 정도 되네요.

 

그렇군요.. 말릴때 참 오래걸려요 게다가 곱슬이고 머리카락도 두꺼워서요.

 

또 좀 쉬었다가 또 머리 숱 얘기를 꺼냈다.

 

-태어나실 아기는 머리 숱은 무조건 많겠어요. 두 분 다 많으시니까요.. 태어날 때부터 머리 숱 많을 것 같아요. 

 

또 좀 쉬었다가 또!!!

 

-머리는 대략 잘랐고, 완전히 말린 뒤에 숱 정리해드릴게요. 

(숱을 치면서) 아 제가 지금 분명히 숱을 치고는 있는데 쳐도 쳐도 줄지가 않네요.. 인피티니 워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내가 빵 터져서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더니 또..

 

-머리 숱 많은 건 축복이에요. 보통 남성 분들 500원짜리 동전만큼 심는데 천만원쯤 들어요. 1억 정도 타고나셨다고 생각하면 되세요.. 잘라서 팔 수 있으면 정말 부자 되시겠어요. 

 

그쵸 적어도 고민 많아도 고민인데 좀 공평하게 나눠주면 좋을것을요..

 

-많은 건 고민이 아니에요. 그냥 돈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네 뭐 이 정도로 생각하세요. 

 

ㅋㅋㅋㅋㅋ 나 머리 숱 많단 얘기는 미용사마다 다 했던 말이라 익숙하긴 했다. 그치만 보통은 그래서 기르려면 매직 스트레이트를 하라고 권하기도 했고, 단발이나 커트를 하면 별도 파마를 안해도 딱 좋은 머리라는 말도 많이 들어왔다. 남자 미용사한테 머리를 잘려본 건 거의 처음이라 거기다 나도 그도 말수도 많지 않은데 숱 가지고 저렇게 여러 방법으로 말을 하는 게 너무 웃겨서 기록을 남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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