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vate dialogue

D+129 본문

일기&주절주절

D+129

ㅊㅈㅇ 2020. 9. 9. 17:08

오랜만에 글을 쓴다. 벌써 9월 하고도 9일이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 더위도 많이 가시고 서늘한 게 가을 날씨다. 2020년은 코로나 때문인지 정신없이 시간이 잘도 간다. 집에만 있어도 시간은 참 잘 간다. 아기 키우는 일은 단순한 일과들의 무한 반복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먹이고 트림시키고 놀다가 기저귀갈고 재우고 이 다섯가지의 무한 반복이다. 규현이는 이제 통잠도 자고, 게우는 것도 덜하고, 꽤 오랫동안 놀고, 뒤집기 되집기도 하고, 소리내서 웃기도 하고, 옹알이 종류도 다양하게 하고 그렇다. 그래도 꽤 순한 편이라 아주 많이 울지는 않는 것 같구, 잠들면 내가 사라져도 혼자서 잘자서 그것도 좋은거라고 한다.

 

이제 7키로가 넘어가니 안고 있는게 힘들어서 포그내에서 힙시트가 있는 캐리어를 샀는데 엄청 좋다. 졸연 중에 쥐띠맘, 그중에서도 3~5월에 아기를 낳은 봄아기들 방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다. 29명이 있는 오픈 카톡방인데,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꽤 가까워진 기분이 든달까. 정보 공유가 용이해서 편하고, 공감대도 얻기 쉽고. 정모도 하자고는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무한 연기 되었다. 모르는 사람들 만나면 어떨까? 조리원 동기도 없고, 문화센터도 못가니, 또래 친구랄게 없을 예정이라.. 분당 사는 벗들하고는 만나보고 싶기도 하다. 

 

10월 30일에 이사가 결정되었다. 짐도 많이 버려야 하고, 아직 계약도 끝난 것은 아니라 좀 기다려 보기는 해야겠지만.. 그래도 뭐.  24평으로 다시 집이 조금 작아지는 거라서 걱정이 앞선다만.. 또 어떻게 되겠지. 집값이 엄청 올라서.. 언니네 아니었으면 갈 곳도 없을 뻔 했다. 휴.. 결혼 할 때, 분당 이사올 때라도 집을 샀으면 참 좋았을텐데,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이사 전까지는 오시던 이모님이 계속 와주시기로 하여서 평일에는 수월하다. 혼자서 아기보고 모든 집안일을 다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집을 좀 더럽게 하고 살거나, 배달음식만 먹거나 뭐 그러면 할 수도 있겠다만. 

 

워낙 아기를 이뻐하는 성향이 아니었던 터라, 내가 아기를 낳는다면 어떨까 그런 상상을 해봤을 때 그냥 엄청 막연했었다. 근데 막상 아주 어렵게 오랜시간이 걸려서 가지고 또 낳아서 그런건지, 정말 이쁘다. 귀엽겠거니 생각은 했었지만 실제로 보니까 상상 이상으로 진짜 사랑스럽고 귀엽다. 이모님 계셔서 몸이 그렇게 피곤하지 않아서 그런거려나? 모르겠다. 여튼 엄마가 매주 일욜와서 도와주고 반찬도 많이 해서 가져다주고 그래서 먹는 것도 잘 먹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남편이 마켓컬리나 쓱배송 이런거로 많이 뭐 시켜서 또 디저트나 간식류도 잘 챙겨먹고 있다. 그래서 돼지가 되고 있.. 단유해서인지 살도 좀 쪘고.. 

 

요즘 규현이와 관련된거 아닌것 중에 하는 일은 미술랭 밖에 없다. 주1회 영화나 드라마에 나온 미술 작품 이야기를 에이포 한페이지 정도로 쉽게 써서 올리는 블로그인데, 그게 그래도 꽤 큰 활력소가 된다. 엄마는 박사 논문을 얼른 쓰라는데, 주제도 아직 미정이라 어렵다. 다시 일을 하고 싶기도 한데, 왠만큼은 벌어야 이모님 비용해도 남는 게 있지.. 그러다 보니 취직은 어려울 것 같고.. 서울로 이사가면 반나절만 도움받던지 하고 전시도 보러다니고 교수님 인사도 가고 그래야할 것 같다. 인생이 긴데.. 아기만 보고 살 수는 없을 것 같기는 하다. 근질근질 할 것도 같고. 

 

좌영이 민지 예진이 자영언니 등등이 물건을 물려줘서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아기랑 관련된 물품들이 많아져서 고민인데.. 이 시기에는 어쩔 수 없겠지. 그래도 당근마켓이 있어 다행이다.  

'일기&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과 육아  (1) 2023.04.26
새 이모님  (0) 2020.12.08
한의원과 마사지  (0) 2020.05.15
블로그  (1) 2020.05.11
신발끈  (1) 2020.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