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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뻘뻘

ㅊㅈㅇ 2020. 5. 11. 10:50

규현이는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있다 와서 조리원으로 옮기고도 이틀 간은 저녁 모자동실시간(7~9시)에만 볼 수 있었는데, 오늘부로 그게 끝났다! 그래서 이제 아무때나 원할 때 볼 수 있고, 모유 수유도 계속 계속 원하면 할 수 있다. (오늘은 오후에 전신 마사지와 가슴 마사지가 있어서 저녁 때나 또 해보려고 한다.) 아까 8시반 쯤 규현이가 와서 모유수유를 해봤는데, 배고파서 막 울길래 유축 10cc 정도를 젖병으로 먼저 먹이고, 모유수유를 해봤다.

 

담당 선생님이 와서 자세 잡는 거 도와주고, 수건도 깔고, 발 받침대도 하고, 수유 쿠션도 받치고, 암튼 최대한 아기와 내가 편한 자세를 만들었다. 장기전?이니까 자세가 편하지 않으면 담오던지 디스크오던지 한다고 했다. ㅎㅎㅎ 요람자세를 하니까 자꾸 울고 불편해 해서 풋볼자세?를 했는데 안정적으로 잘 먹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목도 못 가누는 조그마난 생명체가 살겠다고 열심히 젖꼭지를 빠는 모습이 찡했다. 잘못 물었을 때는 좀 아팠는데, 제대로 잘 무니까 별로 느낌도 안날 정도로 괜찮았다. 아기는 모유 수유를 하면 엄마 냄새도 나고, 심장소리도 나고, 또 나랑 몸이 붙어 있으니까 체온이 올라가고 그래서 여러모로 잠이 솔솔 온다고 했다. 그래서 좀 먹다 좀 자고 또 깨서 좀 먹다 자고 이걸 반복하다 보니 훌쩍 30분이 지나갔다. 우리도 물 마실 때 마시다가 중간에 쉬었다 또 마시고 그런 것처럼 아기도 그렇다고 했다.

 

어제도 모유 수유를 좀 하긴 했는데, 너무 울어서 분유랑 섞어서 했는데, 오늘은 모유로만 성공했다. 담당 선생님이 내가 모유가 잘 나오는 편이라고 했다. 아기도 잘 빠는 편이라고 하고.. 신기하네. 엄마는 나 모유수유 못했다고 했는데..  여튼 유축기로 짜내는 것보다 당연히 아기가 입으로 빠는 것이 더 많은 양을 효과적으로 빼낼 수 있는 방식이라고 했다. 젖병으로 주면 큰 힘을 안들여도 먹을 것이 입으로 들어오는 반면, 모유수유를 하면 아기가 먹기 위해 노오력을 조금은 더 해야해서 아무래도 처음에는 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도 적응되고 나면 나도 아기도 좀 괜찮아지지 않을까..

 

임신하고 총 15kg이 쪘었는데, 오늘 재보니 10kg이 빠졌다. 워낙 찐 상태에서 임신을 했었어서 아직 갈 길이 멀긴한데 아무튼 그래도 살쪄서 몸이 불편하던건 이제 거의 사라진 것 같다. 

 

기저귀도 드디어 갈아보고, 속싸개도 싸보고, 트림도 시켜보고.. 아직 다 너무 어설프고 잘 못하는데;; 하다보면 좀 나아지겠지? 그래도 임신 기간에 잘못될까봐 걱정 걱정 하면서 암것도 못하고 지내던 때보다 귀여운 아기가 현실에 나타난 지금이 훨씬 좋다. 아직도 몇 가지 검사 결과를 더 기다리고 있어서 아주 마음이 편안한 건 아니지만.. 

 

시댁 카톡방이 생겼다. 아기 사진이나 동영상을 매일 보내드리고 있다. 삶의 유일한 낙이라고 하시면서 많이 기다리시는 눈치라 열심히 보낸다. 우리 가족방에도 보내고, 정락이, 명락이, 이모랑 있는 방에도 보낸다. 사람들이 아기 사진 보내라고 난리인게 신기하다. 가족이니까 그렇겠지.. 난 누구한테도 아기 사진 보내달란 말을 별로 안해본 것 같은데. 내가 그냥 정이 없는 마이웨이 인간이라 그런걸까. 아님 내가 시험관도 하고 늦은 나이에 온갖 호들갑이란 호들갑은 다 떨면서 임신을 해서 그런걸까. 여튼 나의 외가 쪽에서도 첫 아기이고, 오빠네도 첫 아기라 다들 관심이 폭발적이다.. 내 인생에서 가족들에게 가장 관심받는 시기 같네.. 아. 나에 대한 관심이 아닌가. 

 

자영언니가 알려준 베이비스토리 라는 앱도 다운받았는데 뭔가 귀찮다.. 그냥 카톡으로 보낼듯.. 인스타 계정을 만들까 생각도 했었는데 미술랭만 해도 벌써 귀찮아서 니모계정은 그냥 안하기로 결정...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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