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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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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ㅈㅇ 2020. 10. 12. 11:00

벌써 규현이가 세상에 나온지 5달하고도 1주일인가가 지났다. 시간 엄청 빠름. 그 사이 여름도 가버리고 가을이 찾아왔다. 이 집은 북향이라 여름에 덜 덥기도 하지만, 이번 여름은 생각보다 덜 더웠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집 밖에 거의 안 나가서 몰랐던 것이려나) 여튼 규현이랑 집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2020년이다. 벌써 10월 12일이라니.. 2020년도 벌써 얼마 안 남은 기분이다.

 

그 사이 규현이는 조금씩 기어다니기 시작했고, 엎드려뻗쳐도 하고, 이제는 아직 어설프긴 하지만 앉기도 한다. 쏘서랑 보행기에서도 꽤 오랜 시간 잘 놀고.. 이제 재워주지 않아도 침대 눕혀 놓으면 스르르 잠들기도 한다. 초기 이유식을 시작해서 쌀미음, 애호박쌀미음, 감자쌀미음 이렇게 3일씩 먹였는데 아직까지는 다 잘 먹었다. 이제 멀리도 잘 보이는 지 아빠가 집에 오면 멀리서 부터도 웃고 좋아한다. 낮잠 자는 시간도 줄어드는 건지, 오후에는 잘 안자서 유아차에 태워서 집 앞 산책도 1일 1회 다녀오고 있다. 더 추워지면 아무래도 힘들테니..하면서 무조건 나가고 있다. 좀 쌀쌀하면 1층 로비에 그냥 앉았다 오기도 한다. 이빨이 나려고 하는지 잇몸이 간질간질한지, 침도 엄청 흘리고, 뭐든 다 빨려고 해서 손목 치발기를 계속 껴두는데 엄청 잘 사용하고 있다. 

 

살 것들이 계속 늘어나서 짐이 많아지는데, 그 와중에 평수 줄여서 이사도 가야하고. 버릴 것 버리고 짐 정리도 많이 해야하는데, 규현이 잘 때 나도 누워서 쉬고만 싶네. 벌써 12일인데.. 10월 30일 이사인데... 이제 17일 밖에 안남았네..omg.... 당근도 하고 버리기도 하고 그래야지... 

 

민지가 다이어트를 다시 해보자 그래서 할까 하는데.. 과연 잘 될지 모르겠다.. ㅋㅋㅋㅋ

 

매주 월욜 미술랭 업데이트는 아직까진 한번도 안빠지고 했는데.. 이사가고 어쩌고 하면 좀 힘들런지도 모르겠다. 미리미리 좀 쌓아? 놔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 그래도 5월 1일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25개의 글을 썼다. 별 거 아닐수 있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는 매우 뿌듯해 하고 있는 중! 

 

어제는 시엄니랑 언니 오셔서 무슨 얘기하다가 효도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난 뭐 딱히 나 자신이 효녀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어차피 사랑은 내리사랑 아니겠는가? 엄빠가 나한테 해준거만큼 내가 규현이 한테 해줘야지 뭐.. 아직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지, 뭐. 그러다 남편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 많은 걸 포기하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말을 했다. 워낙 진지한 사람이라 농담으로 그런 말을 했을리는 없고, 진짜일텐데. 나는 부모님을 위해서 뭔갈 해본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나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살았음. 엄빠가 반대해도 내가 하고 싶으면 함. 공부도 내가 하고 싶으면 함. 하기 싫으면 안함. 직장도 내가 가고 싶은 데 감. 내가 가기 싫으면 안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부모도 자기 인생의 행복을 자기 삶에서 찾아야지 자식만 바라보고 있으면 어떡해. 그럼 안되쥬.. 부모가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의 모든 즐거움을 희생하고 참고 사는 건 본인 선택이지만, 그렇다고 자식이 자기가 한만큼 해주길 바라면 안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음.. 반박충 같을까봐 그냥 가만히 있었지만.. 

 

글고 뭐 좋은 말이라.. 나랑 남편이 착하게 살아서 착하고 귀여운 아기가 찾아왔다는데.. 그럼 아픈 아기 낳은 사람은 뭐 나쁘게 살아서 그런건가.. 역시 반박충 같을까봐 가만히 있었지만. 그랬다고요. 

 

아기 낳고 초기에는 남편이랑 좀 말다툼이 많았다. 어쨋거나 내가 주 양육자인데 남편이 이래라 저래라 해서 부딪친건데.. 이젠 내가 확실히 아기를 더 잘 보고, 나 스스로도 확신이 좀 생기고, 남편도 그걸 인정하게 되었고 그래서 싸울일이 없어졌다. 의사랍시고 1도 모르면서 아는척 오질땐 진짜 때리고 싶었는데, 사실 나도 확실히 모르니까 뭐라고 못하고 그래서 억울한데 짜증나고.. 그럼 니가 다 해! 하고 쥐쥐치고 싶고 그랬었음. 암튼 주양육자 1이 지속적으로 아기를 돌보고, 되는 거 안되는 거의 기준을 명확하게 갖고 있고, 그래야 아기도 안정되게 잘 자라날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를 키울때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개판되기 십상인듯. 내 기분에 따라서 같은 행동을 해도 어느땐 칭찬하고 어느땐 혼내고 그러면 안되니까.. 원칙대로. 믿음을 주면서. 

 

먼 지인이든, 지인의 지인이든, 난임치료를 받고 있단 얘길 들으면 동병상련 같은게 느껴져서 더욱 마음이 아프다.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빨리 그들에게도 이쁜 아기가 찾아와주길 기도한다. 아라가 무슨 얘기하다가 아기 낳고 가장 좋은 것 중에 하나가 아기 가져야한다는 압박?이없다는 거라고 하는데 좀 웃겼다. 무슨 결혼의 장점하고 비슷한거 같네. 결혼해야한다는 압박이 사라지는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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