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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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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ㅈㅇ 2021. 4. 25. 22:51

시댁에 다녀왔다. 허리가 아파서 나는 누나 방에 들어가서 좀 쉬었다. 규현이랑 남편이 방에 들어왔는데 둘이 표정이 안좋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규현이가 안좋아해서 마음이 안좋단다. 시댁에만 가면 규현이가 나한테만 온다. 그래서 왜 그런거 같은지 내 생각을 남편에게 말해줬다. 말하고 나니 규현이가 짠해졌다.

어머님 아버님은 매우 보수적인 편이시다. 그리고 기준이나 규율도 엄격하신 편이고 연세도 많으셔서 걱정도 많으시다. 일단 바닥은 까지면 안되서 얇은 이불을 깔아두시는데 그거 때문에 규현이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장난감 차가 잘 안 밀어져서 별로 안좋아한다. 그래도 깔아두심.. 그러니 규현이가 글로 잘 안올라간다. 올라오라고 하고 안올라가고.

창문 밖을 구경하는걸 좋아하는데 한지를 다 붙여놓으시고 앞에 화분이 있어서 못하게 하심. 그리고 햇빛 눈에 직접 들어가면 안좋다고 창문 근처에도 오래 있지 말라고 하신다.. 안고 밖을 보여주기엔 이제 무게가 나가서 그 누구도 5분 이상 안고 있긴 어렵다. 한지 모양을 살펴보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더럽다고 만지지 말라고 한다..

전축이 있는데 기계가 신기한지 만지고 싶어하지만 어머님 1호 보물이라고 만지지 못하게 하신다. 근처만 가도 누나가 안된다고 함... 음악이라도 한번 틀어주시지.. 아님 코드빼고 버튼만 눌러봐도 안되나요.. 부엌에는 오븐이랑 식세기같은 빌트인 전자제품이있는데 그거 버튼 누르면 소리나고 재밌어서 만지고 싶어하지만 안된다고 하심. 내가 옆에서 바로 취소 버튼 눌러서 작동 안되게 하는데두... 아버님 계신 방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옷장도 열고 싶어하고 화장대도 만지려고 하고 바둑알도 뒤집고 하니 들어가지 말라고 하심..

아버님은 아직 구강기인 아기한테 뭐 입에 넣지말라고 더럽다고 하심.... ㅠㅠ 어머님은 입에 넣어도 되지만 한번 넣으면 무조건 바로 씻으라고 하심.... 쓰다보니 더 괴롭네 ㅠㅠㅠㅠㅠㅠㅠㅠ 청결하고 안전한건 좋은데 그게 너무 과해서 규현이가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는것 같다.... 벽애 붙여둔 세계지도 구경. 아빠가 사다 놓은 장난감 차 비행기 버튼 누르기.. 정도. 그마저도 너무 시끄럽다고 규현이가 키면 또 끄심.... ㅠㅠㅠ 울집에 장난감 많아서 좀 가져가자고 해도 중국산은 또 안된다고 못가져 간댄다.. 한국산 장난감이 거의 없는데.. 또 중고도 안된대요..하.. 심지어 장난감 많으면 정신 사나워지고 교육에도 안좋으니 시지도 말랜다...

짐 늘리는 것도 싫어하셔서 아기 식탁의자도 들일 수 없다고 하시고.. 간식은 꼭 식탁에서만 먹어야함.. 암튼 규현이가 나한테 와서 앵기는데 하고싶은대로 못함+불편+노잼 콜라보가 느껴지는데 남편은 세상을 다 자기 좋고 편한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고 한다... 그냥 한끼만 먹고 빨리 오자니까 자주 못보니 오래 보고 싶어하셔서 두끼 먹고 와야한다고... 왜 할머니 할아버지를 싫어할까 자주 못봐서 그런걸까 이런 말씀 하신거 같은데 나는 이유를 알겠는데..ㅠㅠ

집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 내리는데 규현이 진심 찐웃음+ 집에와서 뛰어다니고 장난감 다 만지고 창문 구경하고 아주 신난 아기.ㅠㅠㅠㅠ 짠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고생많고.. 그래도 그들은 누구보다도 규현이를 더 많이 사랑하고 배려해주시고 계시다. 돈도 많이 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매일매일 규현이 영상만 보신다고 한다.

근데 나는 사랑이란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훈육도 해야하고 안되는건 안되는거지만 그 기준이 너무 까다로운 느낌? 이제 돌 다되가는 아기인데.. 여튼 쉬면서도 마음이 불편했다. 시댁가면 웃음많은 규현이 웃음소리를 한번도 들을 수가 없다. 어쩔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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