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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

ㅊㅈㅇ 2024. 2. 27. 10:12

최은혜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임규현 엄마 최정윤 입니다. 
 
작년 7월에 처음 뵌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료식이 코 앞에 다가왔네요. 전화로도 여러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그래도 글로 꼭 전달하고 싶어서 이렇게 몇 자 적게 되었습니다. 
 
규현이는 엘뽀레에 오기 전에 2곳의 어린이집을 다녔습니다. 첫번째 어린이집은 18개월 부터 33개월까지 다닌 소규모 가정 어린이집, 두번째 어린이집은 34개월부터 37개월까지 다닌 조금 큰 규모의 민간 어린이집 이었어요. 첫번째 어린이집은 전체 정원이 적을땐 규현이 포함해서 2명, 많을땐 5명이던 작은 곳이라 규현이한테 많이 맞춰주셨던 것 같아요. 워낙 작고 불안정하다보니 1년 3개월 다니는 동안 담임선생님이 3번이나 바뀌었어요.. 친구들도 들어왔다가 다 금방 나가기를 반복하구요. 대부분 규현이보다 어린 아이들만 많아서 또래를 본적도 없었어요. 그래도 비교적 즐겁게 또 다른 집에서 보는 수준으로(?) 사회생활을 경험한 것 같아요. 
 
두번째 어린이집은 전체정원 30명은 되는, 규현이 또래가 7명인 곳이었어요. 선생님이 비교적 엄격하신 분이었던 것 같고, 규현이 빼고는 한해 전부터 쭉 같은 원 다니던 아이들이어서 규현이를 계속해서 매우 문제적인 아이로 보시고 다른 친구들 앞에서도 혼내고, 하원할때 규현이 옆에 있는데도 계속 밥 안먹는다, 말 안듣는다, 자꾸 돌아다닌다 부정적인 피드백만 매번 계속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가 프리로 일해서 집에 있는걸 아시니까 밥 안먹고 낮잠 안자니 빨리 데려가라 전화오는 날이 많았어요, 넉달 다닌 동안 계~~~~속 아파서 거의 못간 날이 절반 이상 이었어요. 
 
보내면서도 마음이 계속 불안하고 초조한 그런 상태로 지내다가, 낮잠을 안자니 1시에 빨리 데려가라는 건 좀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원도 좁으니 애가 에너지가 많아 뛰놀고 싶은데 답답할것도 같아서, 맘카페와 여러 장소들을 찾아보다가 엘뽀레를 알게 됐어요. 사실 원래 적어는 놓았던 곳이었는데, 예전에 전화 했을 때에는 자리가 없어서 상담도 못갔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전화를 하니 그날 당일에 아이를 데리고 당장 상담을 오라 하시고, 갔더니 아이가 선생님과 잘 놀고는 내일도 여기 또 오고 싶다고 말을 한거죠 ㅎㅎ 당장 자리도 있다고 하시구요. 그래서 여름방학을 앞두고도 급하게 결정을 했어요. 
 
원장 선생님은 저를 보시자마자, 문제가 있다며 온 부모+자식의 조합을 봤을 때, 아이가 문제인 경우는 발달이 느리거나 특수한 상황인 경우고, 아이가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부모가 좀 많이 허용적인 경우라고 하시면서 규현이를 오래 보시지도 않았는데, 몇 가지 행동, 말 하는 것 보시고는 아이는 아무 문제 없고, 오히려 발달은 빠르고 똑똑한 편이고, 예민한 아이라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많은 것이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제가 좀 많이 지쳐보인다고 정신과가 나쁜 곳이 아니니 상담을 받아보시라고 권유해주셨어요. 먹는거는 어릴 때 편식 심한 아이들 많고, 엘뽀레 오래하시면서 여러 아이들 많이 보셨고 시간 지나면 다 좋아진다고, 억지로 너무 먹이려고 애쓰지말고 편하게 하라고 하시는거에요. 쌀밥을 안먹으면 돈까스에 밀가루를 더 많이 묻혀서 탄수화물을 먹게 하세요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새로운 시각이었던 것 같아요. 
 
그랬지만 적응 기간은 녹록치 않았죠, 선생님과 1:1로는 잘 놀았고 좋아했지만, 이미 서로 관계가 다 만들어진 친구들로 가득한 교실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수업에도 하나도 참여 안하고 실장님 원장 선생님하고만 복도에서 지낸다는 말씀을 들으니 초조하기도 했고, 지난 어린이집의 악몽이 떠올라서 걱정도 됐구요. 그와중에 여름방학으로 1주일을 쉬고 다시오니 완전히 리셋된 듯해서 한숨만 푹푹 내쉬었죠. 그럴 때에도 원장 선생님은 그냥 두고 가시라고, 알아서 이 상황을 견뎌내도록 지켜봐주시라고 하시면서 저를 돌려보내셨어요. 예민한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 사람을 충분히 탐색하는 게 중요하고, 그런 시간이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하시면서요. 아이의 적응이 담임 선생님 한 명만의 책임이 아니라, 실장님, 부장님, 원장님 까지 다른 중간관리자 선생님들은 물론, 다른 반 교사 분들도 규현이를 오며가며 봐주시고, 또 반갑게 인사해주시고 모습에 안심도 되고 또 탄탄한 시스템을 가진 곳이라는 생각에 믿음이 엄청 커졌어요. 자기반 학생이 아닌데도 다 이름도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스텝분들을 매일 등하원때 보면서 정말 이런 곳이야말로 제대로 된 기관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공간, 시스템, 인력구조, 교육 커리큘럼, 그리고 각각의 교사분들의 역량으로 이런 최고의 기관이 만들어지는 거구나 절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일을 대폭 줄이고 (혹시나 또 빨리 데려가라고 연락올까 집에서 대기하며) 정신과 상담도 동시에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소아정신과와 육아코칭상담센터 이런데 가서 규현이랑 저랑 상담도 받고, 받을 수 있는 검사들도 다 받아보았죠. 원장 선생님 말씀대로 규현이는 아무 문제가 없었구요.. 제가 먼저 좀 여유가 생기고 불안이 줄어들어야 애도 잘 볼 수 있겠구나, 내 상태가 애한테도 참 영향을 많이 끼치나보다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문제라는 걸 알게 됐죠. 저희 아버지도 그 이전 해에 악성뇌종양으로 쓰러지시고 수술하신 이후에도 계속 편찮으셔서 병상에 계셨고, 시아버지도 치매에 전립선암으로 투병 중에 계셔서, 양가 어머니들은 아버지들 돌보느라 여력이 없으셨고, 남편도 대학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일이 정말 많고 바빠서(평일에는 애 깨기 전에 나가서 애 자고나서 들어오고 주말에도 일하는) 제가 못하면 그냥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것 같은 절박하고 암담한 상황이었어요. 
 
그런 시기에 엘뽀레와 그 곳에서 만난 선생님은 저에게는 정말 한 줄기 햇살 같은 유일한 안식처이자 믿을만한 육아 동지(?)였습니다.  초반에 전화 상담을 하면서 규현의 과거 어린이집 상황을 말씀드리느라 통화가 길어져 양해를 구했더니 선생님께서 “규현이 얘기 듣는 것 좋아요 시간 길어줘도 괜찮으니 더 얘기해주세요” 해서 진짜 제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매번 통화가 길어져 야근하게 해드려 뒤늦게 나마 정말 죄송합니다… 
 
3주 쯤 지났을까 규현이는 교실에 들어갔고, 수업에도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꽤 신나하면서 잘 하고 있다구요. 믿기지 않기도 했지만 또 너무 기뻤습니다. 기적같이 느껴졌죠. 사진들을 매일 두 수업이나 올려 주시니, 보면서도 교구들도 참 좋고, 아이들 표정도 다 너무 좋아보이더라구요. 이렇게 다양한 자극들을 즐거운 놀이의 방식으로 접할 수 있게 해주다니, 왜 이제야 이곳에 왔을까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등원거부는 꽤 오래 이어졌습니다. 자차 등하원을 계속 하면서도 아침에 안간다고 하는게 습관처럼 굳어져서 달래도 봤다가 혼도 냈다가 먹을걸로 유인도 했다가 하면서 참 이게 뭐하는 건가 싶기도 했구요. 엘뽀레 문 앞에서 제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그 사이에 앉아 울던 아이 기억 나시죠…ㅎㅎㅎ
 
담임 선생님을 많이 좋아하는 걸 느낀 건 엘뽀레 문 앞에서 안들어간다고 할때에도 선생님이 오시면 들어갔던 거죠. 그리고 교육을 하는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고, 선생님이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아이가 알고 나면, 그 선생님에게 예쁨 받고 싶고, 칭찬 받고 싶고,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나 보더라구요. 처음에 원장 선생님께 예전 원에서의 고민을 이야기했을 때, 사랑으로 지도하면 아이들이 다 느낀다라는 말씀을 하셨었고,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변화하는 아이를 보니까 그말이 어떤 뜻인지 단박에 이해하게 되더라구요. 원장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이 바로 이거였구나.. 
 
원에서 선생님이 말했다면서 기관다니는 평생(?) 항상 그림자처럼 들고다니던 애착 이불과 애착인형(트리케라톱스)을 챙겼다가도 차에 놔두고 간다고 하더라구요. 선생님이 이불이랑 인형은 집에서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요.. 규현이가 먼저 스스로 말하고는, 그 다음부터는 제가 그냥 가져가~해도 절대 안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신기하고 대견했어요. 그 다음 매직은 먹을 것이었죠. 아무것도 안먹으니 매번 과일이니 과자니 빵이니 싸보냈었는데, 선생님께서 서서히 먹는 것도 연습해보겠다 하고는 그 다음주부터는 이제 싸주지 말라고 규현이가 먼저 말하고는, 제가 싸고 있으면 냉장고에 다시 넣으라고 하는거죠.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제가 그동안 너무 허용적이고 물러서 이렇게 되도록 내버려둔 거였나 또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이런 변화들을 통해 서서히 아기의 티를 벗게 됐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 다음에는 집에 하기 어려운 여러 경험들을 통해서 어린이로 성장과 도약이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단체로 노래와 율동을 배워서 따라하는 경험, 동시 외우기, 영어로 말하기, 알파벳 쓰기, 한글쓰기, 쇼앤텔에서 자기 말로 주말에 한 일들을 발표해보기, 단체로 버스를 타고 여러 곳에도 다녀보기 ( 숲, 과학관, 연극, 뮤지컬, 아쿠아리움, 동물원 등..) 정말 이전 원에서는 거의 원내 활동 밖에 없었다보니까 엘뽀레에서의 이런 활동들은 아이로 하여금 새로운 세상을 탐구해보게 하고, 부모와 함께가 아닌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지켜야할 규칙들을 배워나가게 해주었습니다. 
 
또 다른 것은 친구에 대한 관심이었습니다. 예전 원에서도 친구들이 있기는 했지만, 사실 키즈노트로 저희 아이 사진만 딱 몇장 보내주시다보니까 다른 친구들 사진은 볼수 없는 시스템이었죠. 그런데 엘뽀레는 홈페이지에서 여러 아이의 활동 사진도 같이 올려주셔서, 또 남한테 관심이 유난히 많은(?) 규현이는 친구들 사진을 보는 것을 정말 좋아했어요. 심지어 페리반 사진들을 보다보다 남의 반 사진들까지 보기에 이르렀죠. 그래서 저도 다른 반 친구들 이름이며 선생님까지 빨리 외우고 파악할 수 있었어요. 친구들 이름 빨리 외우려고 쇼앤텔에서 페리반 검색해서 애들 얼굴과 이름 매치해서 보다가 홍민서가 두명이어서 ㅋㅋㅋ 선생님한테 여쭤보고 사진과 이름 같이있는 명단? 보내주신것이 기억나요. 그래서 엄청 빨리 외우고 규현이랑 친구들 얘기 같이했는데, 도이 엄마였나? 어떻게 반 친구들 이름을 그렇게 다 빨리 아냐고 그러시기도 했었어요 ㅎㅎ 처음에는 명랑이 -> 승효 -> 민서 -> 강은 -> 도이까지 ㅋㅋ 참 여러 친구들을 좋아했고, 규현이가 만나고싶다고 한 친구들하고 따로도 만나보고요. 
 
다른 반 사진들도 보다보니까, 우리 선생님이 사진도 정말 잘찍으시는데다가 (뭔가 핸드폰 기종도 좋은거 같았지만) 남친샷이라고 하나요 ㅎㅎㅎ 사진에도 사랑이 듬뿍 담겨 있어서 애들 한명 한명이 다 너무 너무 예뻐보이는거죠. 그 와중에 행사 있으면 동영상도 편집해서 보내주시고, 규현이랑 저는 뭐 백번 천번 만번 다시 보고 또 보고 하는 거였어요. 규현이는 본인 모습보다도 다른 친구 보는 걸 워낙 좋아해서 이 친구가 어떻게 했다 도이 브이니, 승효 브이니 하면서 친구들 특징을 따라하고 말하기를 자주 했어요. 친구에 관심은 있었지만 다들 셔틀을 타고 하원하고 집도 다들 멀리 떨어져사니 친구 만나기가 쉽지 않았죠. 저도 일을 안하게 되면서 다른 친구랑도 만나보고 싶었지만 잘 안되더라구요. 그러다 규현이가 승효 가디건이 이쁘다면서 물어봐달라고 해서 선생님께 어렵게 용기내서 물어봤고, 그렇게 승효 엄마가 선생님 통해서 알려주신 일이 있었죠. 그러다 하원하고 타워팰리스 빵집에서 선생님 드실거 뭐 사자 하고 걸어갔는데, 언어치료센터 가던 승효를 딱 만난거죠. 그렇게 전화번호 교환도 하고 가디건 얘기도 하면서 엄마들 단톡에도 초대받게 됐어요. 
 
친구들에 대한 관심을 갖는게 규현이가 성장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제가 그걸 현실적으로 실현시켜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도 있고 그래서 날개를 달았죠. 친구집에도 처음 가보고, 친구랑 같이 놀아도 보고, 엄마들끼리 모여서 점심 식사도 하면서 저도 다른 사람들 상황도 듣고, 애들이 겪는 비슷한 어려움도 알게 되면서, 내가 너무 유난이었구나. 그냥 애들 다 이렇게 크는구나 알게 된것도 같구요. 또 아 이런면에서는 규현이가 뛰어나구나 내가 너무 칭찬에 인색했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옷에도 관심을 갖게 되서 스마일이 좋다느니 공룡 모양을 사달라느니 다른반 친구가 꽃 옷을 입은게 예쁘다느니, 누구는 티니핑 옷을 입었다느니 ㅋㅋㅋ 맨날 그 타령 ㅋㅋ 엘뽀레 오면서 처음으로 규현이가 직접 쇼핑도 하고, 자기가 입을 옷도 고르고, 사진도 찍어서 보여달라그러고 ㅋㅋㅋ 여튼 또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이더라구요. 여자친구들이 좋아하는 티니핑이니 시나모롤이니 하는 새로운 관심사도 가져보게 된 것 같구요. 
 
예전 원에서 워낙 많이 아팠어서 걱정을 했지만, 엘뽀레에서도 참 많이 자주 아팠죠. 콧물 기침 가래를 달고 살았고 마스크 쓴날도 많았고, 못간 날 도 꽤 됐구요. 수족구 돌때 또 유행은 놓칠수 없지 하면서 걸리고요. 그래도 단톡에서 다른 엄마들하고 증상도 공유하고 먹는것도 알려주고, 병원 정보고 듣고 하면서 많이 도움을 받았고, 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고 위안도 삼고요. 규현이가 편식이 심하고 잘 안먹고 하니까 안먹어서 아픈가 하면서 엄청 스트레스였는데, 그냥 그런 때구나 좀 여유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것도 같아요.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건 아무래도 페리반 담임선생님의 사랑으로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단체 생활에서 필요한 규칙과 질서들을 배워나가고, 싫은 것도 조금씩 해나가고, 익히면서 그 안에서 재밌는 요소들을 찾고, 친구들과도 즐겁게 지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여기로 옮긴 걸 너무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게, 직전에 다니던 원에서 알던 연지라는 친구를 다른 아파트 놀이터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연지야 안녕 제가 인사하니, 어 규현이다 밥 안먹고 말 안듣는애. 이러는거에요.. 그때 또 마음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런 일이 있었는데, 어느날 선생님께서 전화와서는 쇼앤텔에서 가위자르는 사진을 출력해서 규현이를 다른 친구들 앞에서 많이 칭찬해 주었다고, 그렇게 자존감도 높아지는거라고 말씀하시는데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다 나더라구요. 
 
선생님들은 정말 정말 힘드셨겠지만, 코로나 종료로 오랫만에 재개했다던 운동회와 발표회는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어요. 다른 반 선생님들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또 아이들 한명 한명 챙기고, 부모들까지 챙기시는 모습을 보고 진짜 대단하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엘뽀레에서 준비하신 프로그램이나 행사 진행, 순서, 편의, 식사 모든게 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고 편안했구요. 이게 다 내부 스탭분들의 피 땀 눈물이 서린 노력의 결정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요. 그래서 참 몇 번이라도 고맙다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많이 감사했습니다.. 
 
발표회에서 선생님의 열정은 더욱 빛이 났습니다. 하트하트앙 응원법 코팅지를 받아들고는 열심히 연습을 했었는데.. 제가 사진 담당이라.. 또 동영상 찍느라 정신없어 제대로 못했네요.. 엘뽀레서 보내주신 영상 씨디를 규현이랑 같이 또 백번 천번 만번 ㅋㅋㅋ 돌려보는데, 하트하트앙 할때 앞에서 선생님 뒷모습이 잡혔는데, 아이들이 안보일까 엄청 동작을 크게 하시는 모습이 검게 보이더라구요. 그게 너무 힘겹고 짠해보이는데 너무 열심히 기쁘게 하고 계신것 같아서 참.. 감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얼마나 많은 야근과 새벽출근으로 얼룩진,, 누구를 위한 발표회인가 이럼서.. 그래도 아이들은 이런 어색하고 불편한 이벤트를 다같이 준비하고 또 선보이는 기회를 통해서 엄청나게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힘겹고 고생스럽게 준비해주신 보람은 엄청나게 있다..그래서 많이 많이 감사하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이제는 등원 거부도 없이 씩씩하게 잘 가구요. 강릉 여행 다녀와서도 내일은 엘뽀레 가는날이야~했더니 알겠다고 쇼앤텔에서 잘 얘기하고 오겠다고 하더라구요. ㅎㅎㅎㅎ 과자도 잘 나눠주겠다고 하구요. “밥이 싫어서 가기 싫다”로 첫 두달 정도 등원거부가 지속됐던것 같은데, 이젠 그 말도 전혀 안하구요.. 정말 재밌어보여요. 친구들도 만나고 싶어하는 것 같구요. 월요일에 강릉가느라 하루 빠졌더니, 짐 수업 사진 보면서 규현이는 왜 여기에 없냐면서 ㅋㅋㅋ 재밌었겠다고 아쉽다고 하구요., 
 
엘뽀레는 정말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기관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훌륭한 시스템과 조직 안에서 또, 최은혜라는 최고의 선생님을 만나서, 규현이에게는 큰 행운과 같은 지난 7개월이었습니다. 훌륭한 시스템 안에서도 그걸 누가 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1이 될 수도, 10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그 사람의 마음과 열정과 사랑이겠죠. 그래서 저는 선생님이 이끄시는 페리반을 수료하고 다른 반에 간다는게 아직도 참 너무 서운하고, 섭섭하고, 아쉽고, 또 다른 곳으로 가신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또!!! 눈물이 납니다.ㅎㅎㅎㅎ 그렇지만 워낙 뛰어난 능력과 훌륭한 인품을 가지신 선생님이시니까 어딜가서도 아이들에게 더 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좋은 부모들에게 존중 받으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렇게 힘든 일을 열정적으로 한결같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덕담은..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ㅎㅎㅎㅎ 


항상 건강 하시구요. 어디서든 행복하게 잘 지내셔요. 그동안 정말 많이 감사했습니다. 

202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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